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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晩學) 위한 공립 평생교육 시설 절실
교육원 조회수:284
2020-03-30 11:25:07
성인 21% 高 졸업장 없고, 만학도 교육시설 ‘태부족’
교육공무원 한홍규·이종연, "법 개정 필수"
교육부 건의·논문 게재 ‘열정’

2015년 인구 총조사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인구 3955만 1621명 가운데 고교 졸업 미만의 학력을 가진 인구는 855만 8174명(21.6%)에 달한다. 성인 다섯 명 중 한명은 고교 졸업장이 없는 셈이다. 또 이들 중 대다수는 50대 이상이다. 어린 시절 가난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세대의 아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들 50대 이상의 만학(晩學)을 위한 고교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은 전국에 41곳으로 시·도 평균 2.4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광주광역시·울산·세종·충남·제주 등 5개 시·도에는 단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어린시절 못 배운 한을 늦게나마 풀어보려는 만학도들은 ‘문해교실’을 통해 초·중등 과정을 마친 뒤, 더 이상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평생교육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들 만학도들에게 고교 교육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며 고군분투해 온 교육 공무원들이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산하 교육연수원 한홍규(59) 행정연수부장과 광주문산중 이종연(52) 행정실장이다.
 
 

 고교학력 인정 공립 평생교육시설 설립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한홍규 광주교육연수원행정연수부장(사진 오른쪽)과 이종연 광주문산중 행정실장.

 

고교학력 인정 공립 평생교육시설 설립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한홍규 광주교육연수원행정연수부장(사진 오른쪽)과 이종연 광주문산중 행정실장.

 
이들이 고교과정 평생교육시설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해 초. 당시 광주광역시교육청 산하 금호평생교육관에서 과장과 주무관으로 함께 근무하던 이들은 중등과정 ‘문해교실’ 운영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았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시는 어르신들의 얼굴이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 없었어요."

이씨는 "이런 분들이 고교과정에 올라가 계속 공부하고 싶어도 마땅한 교육시설이 없어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며 "어떻게 해서든 이 분들에게 못다한 배움의 한을 털고 행복한 표정을 돌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20세 이상 성인 중 최종학력이 고교 졸업 미만 시민이 20만 5000여명(2015년 통계 기준)에 이른다. 중학 학력 인정 문해교실 4곳에서 매년 50~70명의 졸업자를 배출하고 있으나 고교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은 1곳도 없다.

지난 2016년부터 만학도를 위해 전남여고 부설 방송통신고 주간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나 25명 정원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게다가 방송통신고 교육과정의 특성 상 일정시간 이상 원격 수업이 불가피한 데, 평균 72세의 만학도들에게 원격 수업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교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먼저 광주광역시교육청과 함께 TF팀을 구성, 전국의 평생교육기관 운영 현황과 사례를 찾아 공부하는 등 설치 타당성을 검토하는 한편, 교육청 주도로 평생교육시설 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은 법령 규정의 제한 때문에 얼마 못 가 벽에 부딪혔다. 평생교육법 제28조는 평생교육시설 설립 주체를 사학법인, 또는 공익재단법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은 고교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을 설립할 수 없다.

이들은 대안으로 공익법인을 지원해 평생교육시설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고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운영규정 상 교사(校舍)·교지(校地)는 설립 주체의 소유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 방안 역시 불가능했다.

이들은 이같은 제도적 장애물 해결에 나섰다. 먼저 교육부에 평생교육법의 평생교육시설 설립 주체를 사학재단과 공익법인 뿐 아니라, 교육감과 자치단체장까지 확대하도록 법 개정을 건의했다. 학교 설치·운영 규정도 공익법인의 경우 국가나 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의 시설과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을 요청했다.

또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 건의해 같은 내용의 법령 개정안을 회의 안건으로 심의하도록 했다. 그러나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수정 동의를 거친 이 안건은 교육부의 장기 추진과제로 분류돼 이들의 노력은 즉각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이들은 지난 해 여름 그동안의 고교 평생교육시설 추진 시도와 무산 과정, 평생교육시설의 필요성, 시설 설립의 장애요인 등을 분석한 논문을 직접 작성해 공공 연구기관인 광주·전남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광주전남연구 2019년 여름호)에 게재했다. 박사급 연구원들의 논문을 주로 싣는 이 학술연구지에 석·박사 학위도 없는 실무 공무원들이 쓴 논문이 실리는 일은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금껏 논문을 써본 적이 없지만, 만학도들을 위한 시설을 만드는 데 도움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해보자는 생각이었다"며 "연구원이 논문을 검토한 뒤 꼭 필요한 연구 주제로 판단해 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이들은 각각 인사발령을 받아 금호평생학습관을 떠났다. 현재 소속 기관과 부서는 평생학습 업무와는 무관한 곳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동안의 고민과 노력 이 언젠가는 열매를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생교육사 1급 자격증을 가진 한씨는 "고교과정 평생교육을 이제는 국가(자치단체·교육청)가 나서 이끌어 나가야 할 때"라며 "만학도들이 배움의 한을 풀며 만년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정부와 자치단체·교육청 등을 상대로 고교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3/2020021303225.html